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어릴 때부터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왜 그랬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제대로 표현하기가 어렵고, 들인 시간에 비해 글의 완성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그래서 글을 쓸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졌고, 글쓰기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져 숙제나 과제가 아니면 스스로 글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다.
글쓰기의 중요성
그런데 개발자가 되고 나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점점 인지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코드만 잘 짜면 되는 줄 알았지만, 내가 한 작업이나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문서화 작업이 필요했고, 팀 간의 협업을 위해서는 글로 소통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글쓰기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은, 이전에 참여한 컨퍼런스에서 이동욱 개발자님이 하셨던 "글을 두서없이 쓰는 사람은 코드도 두서없이 쓴다"는 말이었다. 다른 컨퍼런스나 발표에서도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걸 자주 들었고, 나 역시 글쓰기에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점차 가지게 됐다.
글또 OT를 듣고 나서
이렇게 고민하던 중 '글또'라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알게 됐고, 글또를 통해 글쓰기를 연습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처음엔 가입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어서 기다려야 했지만, 기다림 끝에 드디어 10기에 합류하게 됐다.
글또 OT에 참여하고 나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슬랙방을 2주 동안 지켜보면서 다른 개발자분들과 커피챗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는 내가 개발팀 막내라서 비슷한 연차의 백엔드 개발자와 대화할 기회가 많이 없던 것이 항상 아쉬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종종 컨퍼런스를 통해 개발자들을 만나긴 했지만, 그때의 네트워킹은 너무 짧아 아쉬웠다. 이번엔 글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소모임이나 커피챗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또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내가 현재 글또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네 가지다.
첫째는 글쓰기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 나의 글쓰기 실력과 글또 10기를 마무리했을 때의 실력에 차이가 느껴졌으면 좋겠다.
둘째는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가능한 한 패스를 쓰지 않고, 글또 활동 기간 동안 글쓰기를 다 채워보고 싶다. 글또 OT에서 성윤님이 "퀄리티를 신경 쓰지 말고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하셨는데, 과거 내 경험이 생각났다. 예전에 독서를 취미로 삼으면서 독서 기록을 블로그에 올렸을 때, 동생이 내 글을 보고 "깊이가 없다"며 초딩이 쓴 글 같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게 부끄러웠는데, 이번 기회에 그런 부끄러움을 좀 극복해 봐야겠다. 남은 글또 기간 동안은 글의 퀄리티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내가 글을 어떻게 쓰는지 고민하면서 글쓰기를 연습해 봐야겠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사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 못했으나 밀린 컨퍼런스 후기들과 공부하며 정리했던 글을 우선적으로 작성할 생각이다.
셋째는 다양한 연차의 개발자들과 만남을 가지는 것이다. 이전에 유스콘에서 점심 시간 동안 다른 개발자님들과 네트워킹할 기회를 준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좋았던 기억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글또 내에서도 다른 개발자님과 네트워킹을 해보고 싶다.
마지막 목표는 나만의 좋은 글의 정의를 내려보는 것이다. 좋은 글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내가 쓴 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의 글을 많이 읽으며 좋은 글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볼 계기를 가져야겠다.